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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월스트리트, 조던벨포트, 자본주의) 솔직히 이 영화를 처음 틀었을 때, 3시간짜리라는 걸 알고도 멈추지 못했습니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라는 조합이 주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끌려가듯 보게 되는 에너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한동안 찜찜한 감정이 남았습니다. 그게 이 영화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 이유입니다. ## 월스트리트, 실제로는 어떻게 돌아갔나 조던 벨포트가 처음 발을 디딘 곳은 L.F. 로스차일드라는 정통 증권사였습니다. 그런데 면허를 딴 첫날, 시장이 508포인트 폭락하는 블랙 먼데이(1987년 10월 19일)를 맞이합니다. 블랙 먼데이란 단 하루 만에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22% 이상 붕괴된 사건으로, 미국 증시 역사상 가장 큰 단일 일일 낙폭으로 기록됩니다([출처: .. 더보기
높은 풀 속에서 (서사구조, 루프물, 공포연출) 넷플릭스에서 늦은 밤 혼자 영화를 고르다 보면 한 번쯤 "그냥 가볍게 무섭기만 한 거 없나" 싶을 때가 있습니다. 저도 그런 기분으로 골랐다가 생각보다 훨씬 많은 것을 곱씹게 만든 작품이 바로 였습니다. 스티븐 킹과 조 힐 부자가 공동 집필한 동명 소설이 원작이며, 일상적인 공간을 공포의 무대로 바꾸는 방식이 단번에 눈길을 끄는 작품입니다. ## 루프물이 만들어내는 서사구조, 얼마나 정교한가 이 영화의 핵심 장치는 타임루프(Time Loop)입니다. 타임루프란 동일한 시간대가 반복되면서 등장인물이 같은 상황을 되풀이 경험하는 서사 기법을 말합니다. 영화 속 풀숲은 단순한 미로가 아니라 시공간 자체가 왜곡된 공간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들어온 사람들이 서로 다른 시간선 위에서 엇갈리다 결국 같은 비극을 반복.. 더보기
빠삐용 (슬럼프 극복, 서사 분석, 자유의지) 솔직히 저는 오래된 영화가 요즘 사람한테도 통한다는 걸 몰랐습니다. 50년 전 작품이 입시 슬럼프에 빠진 저를 흔들어 놓을 줄은 정말 예상 못 했습니다. 영화 한 편이 생각보다 훨씬 묵직하게 삶을 건드릴 수 있다는 것, 직접 겪고 나서야 실감했습니다. ## 사방이 막혔던 그 시절, 우연히 만난 영화 대학 입시와 진로 사이에서 길을 잃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뭘 해도 의욕이 없고, 하루가 그냥 흘러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봤는데, 그 무기력함은 단순한 피로와 달리 스스로를 가두는 감각이었습니다. 그때 우연히 보게 된 게 1973년작 고전 영화 빠삐용이었습니다. 스티브 맥퀸과 더스틴 호프만 주연의 이 작품은 실존 인물 앙리 샤리에르(Henri Charrière)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합니다. 앙.. 더보기
정글 영화 리뷰 (몰입감, 서사 완성도, 다니엘 래드클리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생존 영화 중에서 이 정도의 밀도를 가진 작품은 드뭅니다. 요시 긴스버그의 아마존 표류기를 옮긴 영화 정글은, 제가 보는 내내 숨을 참고 있었다는 걸 나중에야 깨달았습니다. 다만 그 긴장이 끝까지 유지되지는 않았다는 점도, 솔직히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실화가 주는 몰입감, 그리고 다니엘 래드클리프의 변신 영화 정글이 다른 생존 영화들과 확실히 구분되는 지점은 서바이벌 리얼리즘(survival realism)에 있습니다. 서바이벌 리얼리즘이란 생존 과정의 고통과 신체적 한계를 과장 없이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연출 방식으로, 관객이 인물의 처지에 직접 이입하도록 유도하는 기법입니다. 화려한 액션이나 극적인 반전 대신, 아마존 정글이라는 공간 자체가 주는 원초적인 공포를 전면에 내.. 더보기
영화 보스 (설정 참신함, 서사 완성도, 장르 한계) 명절 연휴에 극장을 찾을 때 가장 고민되는 게 바로 장르 선택입니다. 무겁지 않으면서 확실히 웃길 수 있는 한국 코미디 영화가 생각보다 많지 않거든요. 영화 보스는 그 기대에 꽤 성실하게 답해준 작품이었습니다. 보스 자리를 차지하려는 게 아니라 오히려 서로 피하려는 역설적 설정 하나만으로, 극장 안의 공기를 확실히 달구는 데 성공했습니다. ## 설정 참신함 — 역발상 하나로 만들어낸 웃음의 구조 조폭 코미디라는 장르는 이미 수십 편이 나온 포화 상태입니다. 그런 시장에서 보스가 꺼낸 카드는 단순하지만 효과적이었습니다. 차기 보스 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권력 다툼, 즉 이른바 서사적 갈등 구조(narrative conflict structure)의 공식을 그대로 뒤집었습니다. 여기서 서사적 갈등 구조란 주인.. 더보기
리턴드 리뷰 (사회적설정, 서사한계, 감성스릴러) 좀비 영화인데 피 한 방울 안 나오는 장면이 더 무서웠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영화 리턴드는 기대도 별로 없이 봤는데, 극장에서 나오는 길에 뭔가 묵직한 게 계속 머릿속에 걸렸습니다. 치료제가 있는 좀비 세상이라는 설정 하나만으로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게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 치료제가 있는 세상, 그 설정이 던지는 질문 제가 직접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 설정을 왜 아무도 먼저 안 했지?'였습니다. 리턴드의 핵심 전제는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했지만, 매일 치료제를 투약하면 감염자도 인간으로서의 일상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른바 포스트 아포칼립스(post-apocalypse) 세계관을 가져오면서도,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간 구도입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란 문명.. 더보기
리추얼: 숲속에 있다 (분위기 공포, 서사 한계, 크리처)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그냥 분위기 좋은 공포 영화겠거니 했는데, 극장에서 나오는 내내 머릿속에서 뭔가가 계속 걸렸습니다. 무서워서가 아니라, 잘 만든 영화가 스스로 발목을 잡는 장면을 목격한 기분이랄까요. 영화 리추얼: 숲속에 있다는 분위기 공포의 정점을 찍다가, 후반부에서 그 긴장감을 스스로 허물어뜨리는 독특한 경험을 안겨준 작품입니다. ## 분위기 공포, 이 영화가 진짜 무서운 이유 제가 직접 봤는데, 초반 20분이 이 영화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친구의 죽음 이후 죄책감을 안은 채 스웨덴의 숲으로 도보 여행을 떠나는 네 남자의 이야기는, 시작부터 묘한 불쾌감을 품고 있었습니다.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느낌인데, 그게 뭔지 딱 집어낼 수가 없는 그 상태 말입니다. 이 영화.. 더보기
메카닉 리크루트 (액션, 암살, 스토리) 제이슨 스타뎀이 수영장 바닥에 균열을 내어 타깃을 추락시킨다. 이 한 장면만으로도 극장 좌석을 꽉 붙잡게 만드는 영화가 메카닉: 리크루트입니다. 저도 처음엔 그냥 스타뎀 영화니까 액션은 보장되겠지, 하는 가벼운 기대로 앉았다가 생각보다 복잡한 감정을 안고 나왔습니다. ## 스타뎀이 선보인 암살의 기술, 어디까지 봤습니까 이 영화의 핵심 매력은 단연 아서 비숍이 타깃을 제거하는 방식에 있습니다. 단순히 총을 쏘거나 주먹을 날리는 게 아닙니다. 각 암살은 일종의 연출된 사고처럼 보이도록 설계되어 있는데, 이를 영화계에서는 스테이지드 킬(staged kill)이라고 부릅니다. 스테이지드 킬이란 타살을 사고사나 자연사로 위장하는 암살 기법을 뜻하며, 이 영화의 서사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장치입니다. 제가 직접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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